OSCILLUM(오실룸)
Y.SOOKYOUNG(윤숙영)에게 소리는 가장 친숙한 예술적 언어이자, 작곡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매체이다. 비가시적인 소리는 다른 감각 예술로는 닿기 힘든 영역을 감각적으로 일깨우는 고유한 힘을 지닌다. 작가는 이러한 소리의 힘을 통해 시각적인 이미지보다 훨씬 더 넓은 상상의 여지를 경험해 왔다.
소리에 대한 이러한 내밀한 경험은 ‘금속판’이라는 물리적 매개체를 만나며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된다. 컴퓨터 연산을 통해 생성된 무형의 전자음은 금속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대신 금속 고유의 물성과 진동에 부딪혀 왜곡되고 변형되며, 마침내 금속의 울림이 덧입혀진 전혀 다른 차원의 소리로 발현된다.
본 작품은 이처럼 무형의 소리가 물리적 실체를 지닌 물질과 충돌하고 교차하는 지점에 주목한다. 디지털 전자음과 아날로그 금속판의 조우를 통해 소리가 왜곡되고 변형되며, 감각적으로 ‘물질화’되는 과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나아가 이러한 소리의 물질화 과정은 관객이 직접 다루는 컨트롤러와 다채널(Multi-channel)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공간적으로 완성된다. 이 작품에서 관객은 단순한 감상자에 머물지 않고, 컨트롤러를 조작하며 실시간으로 전자음에 개입한다.
무형의 신호로 존재하던 전자음은 관객의 행위와 다채널 시스템을 거쳐 공간 전체를 에워싸는 물리적 울림으로 확장되며, 관객에게는 소리의 공간성과 물성을 감각하는 실체적인 경험이 된다.